도마 이야기

복음의 열매가 있나요?

임도마 2022. 10. 20. 01:28

저 죄송한 질문이지만 선교사님께는 지금까지 복음의 열매가 있나요?

V국 임도마

 

선교지에 도착한지 아직 2년이 안된 나에게 단기선교를 왔던 한 자매가 대화 도중 불쑥 던진 물음입니다. “자매가 단기선교로 이 땅을 찾아왔다는 것이 이미 선교를 행한 것이라는 저의 말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단지 선교지를 방문했다는 것만으로 어떻게 선교일 수 있느냐는 의문에서 비롯된 자매의 질문이었습니다. 이런 질문에 제가 다시 자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조선에 복음을 전하려고 찾아왔다가 순교한 토마스선교사는 복음의 열매가 있나요, 아니면 없나요? 그의 걸음이 헛된 것이었습니까? 그에게는 복음의 열매가 없다고 해야 하나요?” 사실 자매의 질문은 아직까지 열매가 없는 제 사역의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비슷한 말은 동역 선교사에게서도 들은적이 있습니다. “도마선교사님께서는 선교 사역을 아주 잘하시는 것 같은데 기간이 더 많이 된 저는 아직까지도 아무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파송교회와 후원자들에게 사역 보고를 할 것도 없고, 또 놀고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질문으로 인해 짧은 제 선교 사역기간으로서는 도저히 정답이 될 수 없지만 내가 선교를 행한다는 그릇된 인식과 생각에 대한 저의 깨달음으로 대답해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접적인 전도의 열매가 있어야 참된 선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이 선교를 행하는 주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열매는 하나님께 맡기고 열심히 씨를 뿌리는 하나님이 행하시는 선교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별히 이 땅처럼 전도의 자유가 없다고 하는 곳은 중보기도의 두 손을 높이 들고 이 땅을 지배하는 어둠의 세력이 떠나도록 예수의 이름으로 선포하며 이 땅을 축복하는 선교사의 걸음과 기도, 그 자체가 선교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온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말씀하신 것 같이 이 땅에서 이미 선교를 행하고 계시는 하나님이 선교지를 찾아온 우리의 걸음을 인하여 이 땅이 복을 얻을 것이라 하셨다면 우리는 열매를 거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아직까지 열매도 없이 무엇하고 계십니까?’ 라고 저에게 질문한다면 저는 지금까지 이 땅을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중보기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후방에서 기도한다면 저는 전방 싸움터의 현장에서 열매를 주시기까지 엎드려 기도하고 있습니다. 곧 그 열매를 풍성히 얻게 되겠지요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현장에서 중보기도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선교를 행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열매를 애타게 기다리며 눈물로 씨를 뿌리러 나간 동역선교사님들, 특별히 직접전도의 어려운 상황하에서 이런 질문과 인식 때문에 한 영혼의 열매도 없어서 가슴 아파하며 오래 동안 현장을 기도로 지키신 동역선교사님들! 수많은 열매를 거두게되는 그 때에 열매 없는 기간동안의 그 사역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주님께서 인정해 주실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후방에서 중보기도로 동역하는 것이 무슨 선교인가, 현장에서 열매를 거두어야 선교지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후원동역자 여러분! 여러분은 이미 열매를 거두는 현장 선교 사역에 동참하셨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선교사님께는 열매가 있나요?” 질문하는 저들에게 , 많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그 열매를 얻기까지 엎드려 중보하며 눈물의 씨를 뿌리며 살아가는 선교사의 삶과 사역위에 하나님의 위로와 축복이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모든 선교사님들의 삶과 사역을 축복합니다.

 

2001년 지피 '글파'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