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리와 김정웅 선교 History 129
< 돌아보는 태국선교의 삶 (129) >
섬기는 보람과 자존감!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역 ’쑤원픙‘ 카렌족 마을을 방문하면서, 먹을 것도 부족한 저들에게서 끼니를 얻어먹는 것이 미안해서 미리 도시락을 준비해 가려고 했으나 그것이 좋은 방법이 아님을 알았다.
그들은 자기들을 방문한 손님들을 정성껏 준비해 잘 접대하는 것이 그들의 예절이다. 손님들이 먼저 식사를 한 후 남은 것을 자기들이 후에 먹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 가축들이 나머지들을 먹는다.
또 어떤 때는 온 동네가 다 먹을 것이 품절이 됐을 때도 가끔 있었다. 그러면 먹을 것이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이 먹거리가 없는 이웃에게 나눠 주어 같이 먹고, 먹거리가 다 떨어질 때까지 새 음식들이나 쌀이 들어오지 않으면 온 마을이 다 함께 굶는, 말 그대로 공동체 생활인 것이다.
사도행전 2장의 초대교회와 같은 상부상조의 삶이 실천되고 있는 것이다. 저들은 원래 하루 두 끼니를 먹고 지내는 습관이 있다.
제가 첫 임기를 마치고 안식년을 떠나기에, 성경 공부를 마치고 마지막 송별을 하는 때에도 낮 12시가 되었는데도 송별 정찬을 대접할 생각도 안해서 마을을 나오다가 식당에 가서 간단히 사서 먹고 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들의 습관대로는 아침 10시와 오후 4시경이 식사 시간이었고, 점심은 따로 없는 것이었다.
’쑤원픙‘이란 말은 ’벌들의 동산‘이란 뜻으로, 전에는 그 지역의 높은 나무들 마다 토종 벌집들이 있어서 거기서 꿀을 따기 위해서는 높은 사다리를 통해 올라가거나 아니면 아예 큰 나무에 올라가는 발판을 만들어 놓고서 조금씩 꿀을 따오는 것이다. 듣기로는 어떤 때는 곰이 대신 올라가 꿀을 따서 자기 새끼 곰인 줄 알고 아래로 열심히 던져 주면 몰래 받아 오기도 한단다..“.”ㅎㅎ
요즘은 인근 지역의 큰 나무들은 지역이 근대화되면서 없어졌고, 꿀을 따려고 미얀마 국경의 깊은 산중에 가서 어렵게 구해 온다고 한다.
지금도 가장 귀한 손님에게 꿀을 드리는데, 연중행사로 생각하며 토종꿀을 사서 촌부리까지 직송해 주어 감사하게 받아먹고 있다. 그 덕에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감사할 뿐이다.
서로 섬기고 정성을 다해 대접하는 것으로, 저들은 비록 어렵고 가난하지만 접대하는 보람과 자존감이 같이 세워지고, 그것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상호 신뢰감이 조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