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리와 김정웅 선교 History 42
< 돌아보는 태국선교의 삶 (42) >
야간열차와 일사병!
교민 중 서 씨가 타국에서 돌아가셔서 한인교회를 맡은 담임목사로서 절간에서 모이는 추모식에 참석하고, 밤 열차로 방콕에서 ‘브리람’으로 향했다.
태국 동부지역에 있는 ‘브리람’이란 곳은, 당시에 전체 도에 교회가 하나도 없는 지역으로, 고(故) ‘위치엔’ 박사님이 Church of God 총회장으로 교회를 개척하시기 위해 간다는 곳에, 같이 따라가서 배우려고 야간 열차로 함께 가게 되었다.
요금을 조금 더 내고 한가한 2등칸에 가서, 가방을 발에 받치고 자면서 가게 되어 감사를 드렸다. 그러나 한밤 중 열차가 어두운 곳을 지난 후 눈을 떠 보니 발밑에 있던 가방이 없어져 버린 것이었다. 거기에는 내리자마자 사용할 세면도구와 수건, 옷가지 등 홍콩에서 부임할 때 사 온 작은 카메라와 슬라이드를 찍으려는 다른 카메라와 007가방도 몇 번 안 썼던 것인데, 몽땅 도난을 당한 것이다.
그 지역은 매일 한 밤중에 다들 곤히 잠든 틈을 타, 정기적으로 도선생이 출몰하는 자역인 것을 몰랐던 것이다.
고 ‘위치엔’ 박사님은 자주 그곳을 다니셨기에, 허름한 가방 속에 사실 예배당 지을 큰 돈뭉치도 가져가셨지만, 잘 챙기셔서 잃어버리지 않았는데, 저만 알거지가 된 셈이다.
아침을 간단히 하고 논 길을 한시간 반 정도 걷는데, 전에 서양 선교사들이 그곳을 걸어 가면 머리가 굉장히 아프다고 하기에, 저는 육군 장교 훈련 중 60km 행군도 한 일이 있으니 걷는 것은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도 예외 없이 두통이 나고, 견딜 수 없이 비몽사몽간에 방문을 마치고, 오토바이 뒤에 타고 나온 경험을 했다.
사실은 걷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뙤약 볕에 일사병이 걸린 것이다. 당시는 한 여름으로 높은 온도에 논 바닥도 바짝 말라 거북이 등처럼 다 갈라져 있는 것이다.
고 ‘위치엔’ 목사님은 거뜬하셨는데, 대신 머리에 모자를 쓰고 가셨으니 일사병에 걸리지 않으신 것이다.
태국 속담에 "땀 푸야이 마 마이 깟" ‘어른을 따라가면 개에게 물리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제가 자신하지 않고 매사에 어르신을 따라서 모든 일을 했더라면, 그런 실수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랜 후에 그 지역에서 온 선한목자 팀들을 방문했을 때, 당시 그곳들을 다시 방문하며 기억이 새로웠다.
지금은 교회들도 많이 세워지고, ‘브리람’ 프로 축구팀도 강해 태국에서는 소문이 나 있고, 그곳 딸들이 국제 결혼을 많이 해서 서양 남편들의 도움으로 좋은 주택들을 많이 지어 부유한 동네들도 세워졌다.
일상적인 삶 속에서 현지의 어르신들을 따라 다니며, 크고 작은 경험들을 통해 배우며, 태국 선교의 삶이 이어져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