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권 선교의 다리 놓기" 출간 -베트남 대승불교 기고
불교권 선교, "무작정 헌신?... 뚜렸한 방향성 가진 맞춤형 선교사 필요"
- 기자명 김대진
- 입력 2025.06.03 07:55
선교는 선교사 개인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 마땅히 중복 투자를 피하고 팀사역에 집중해야
최근『불교권 선교의 다리놓기』가 출간되었다. '불교권 복음전파'를 위해 전문서적을 편집 출판한 손승호 선교사의 대담 재정리.
1. KWMA 소속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에서 파송된 약 22,000명의 선교사와 KWMA 회원이 아닌 단체의 선교사를 다 합하면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는 30,000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그중 60%가 아시아에서 사역하고 있으므로 불교권 선교사가 10,000명은 된다고 봐야 합니다.
2. 불교권의 선교사들은 참고할만한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아릴락(ARILAC)에서 종교 권역별 선교사들을 위한 교과서를 출판할 때 『 불교권 선교 가이드』를 2023년 출판 후 불교권 시니어 선교사들 사이에서 “우리가 힘을 합하여 더 적극적으로 불교권 선교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라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3. 불교권 국가에서 탁월하게 사역하면서 동시에 학문적 소양을 갖춘 선교사들을 선별하여, 자비로 1년 동안 연구한 것을 치앙마이에서 3박 4일 동안 발표하게 하고, 책을 출판하여 불교권 선교지에 배부하기로 했습니다. 2023년 11월 치앙마이에서 ‘불교도들에게 효과적인 복음전달 방안’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여 2024년 2월 『난공불락 불교권, 어떻게 선교할까?』를 출판하였고, 2024년 12월 동일한 주제로 치앙마이에서 발표하고, 두 번째로 나온 책이 2025년 5월 출판된 『불교권 선교의 다리놓기』입니다.
4. 집필자들은 가능한 한 지금까지 발표되지 않았던 내용들을 자신들의 사역과 관련하여 원고를 쓰고, 다른 선교사들이 사역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불교권 선교 가이드』는 선교사들과 기독교인들에게 불교 자체를 이해하고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워야 할 것인지를 전반적으로 이해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었습니다. 『불교권 선교의 다리놓기』는 선교전략 중에서 어떻게 불교권의 영혼들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달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슬람권의 영혼들은 핍박이 두려워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불교권 영혼들은 핍박 없이 마음대로 복음을 들을 수 있으나, 복음이 왜곡되게 들려 복음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창시자 붓다는 두 가지 전제 즉, ‘신은 없고 인간이 죽으면 영원히 남는 영혼은 없다’(無神論, 無我論)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교리적으로 불교와 기독교는 가장 먼 거리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교에 영향을 받은 영혼들, 특히 동남아시아 상좌부 불교에 찌든 영혼들은 복음을 들어도 불교와 교리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게 들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리하여 본서는 청자의 입장에서 불교권 선교의 가장 큰 장애물인 복음의 ‘의사소통의 오해’(miscommunication / misunderstanding)라는 장애물을 어떻게 뛰어넘어 복음이 메신저가 의도하는 방식으로 제대로 상대방에게 들리도록 할 수 있는지에 목적을 두었습니다.
5. 2025년 11월 4일(화)부터 7일(금)까지 대만 까오슝(장소는 일심교회, OMC 소속 김기문 선교사)에서 상좌부, 대승, 티베트, 일본 불교권 선교사 13명이 ‘불교권에서의 지도력 계발’이라는 주제로 발표합니다. 한 나라 혹은 종족의 복음화는 선교사에 의해 시작되지만 궁극적으로 현지인인 내부자들에 의해 복음화가 완성될 수 있는 것입니다. 선교사들이 아무리 사역을 탁월하게 해도 현지인 리더십을 세우지 않고 그들이 복음화의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하지 못하면 그 종족 혹은 나라의 복음화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선교사는 결국 선교지에서 철수하겠지만 현지인은 선교지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계속해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현지인 리더십을 세우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6. 이슬람권 선교에 관한 책은 이미 수백 권이 출판되어 있는데 비해 불교권 선교에 대한 전문 서적들은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서구선교사들은 이슬람권 선교를 주도하였는데, 그들은 어릴 때부터 받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교육의 영향으로 연구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그들은 연구하면서 이슬람권 선교를 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연구할 것이 없을 만큼 학문적인 성과를 축적하여 후대에 전수하였습니다. 어떤 선교사가 자신이 가진 우리말로 출판된 이슬람권 선교 책이 200종류가 넘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서구선교사들이 불교권 선교를 처음 시작하였지만, 동양 종교인 불교에 대하여는 자신감이 없는지, 불교권 선교에 대한 책들을 집필하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뒤늦게 불교권 선교를 시작한 한국 선교사들은 개인 사역을 위한 기도편지는 쓰지만, 학교 교육의 영향으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부분이 약하고, 더군다나 불교권 선교를 연구하고 축적하여 후대에게 선교적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소명감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선교사들은 한국교회의 영향으로 사역에 대한 열정과 의욕은 넘치지만, 연구와 선교전략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 같은 교단 선교부 혹은 선교단체를 통해 파송되었음에도 팀사역을 하지 않고 각개전투 식으로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에 서구선교사들은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 선교사들에 비하여 전략적인 선교와 팀사역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한국선교사들이 서구선교사들로부터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선교는 선교사 개인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므로 마땅히 중복 투자를 피하고 같은 편끼리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며 어느 선교사나 선교부 혹은 선교단체가 잘하는 부분이 있다면 기록으로 남겨 지식을 축적하고 후대가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선교지에서 적용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7. 2026년 초 출간 예정으로 가칭 『한국교회 불교권 선교 70주년』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국장로교회는 1912년 9월에 총회를 조직하고 그 기념으로 중국 산동선교를 결의하였고 박태로, 김영훈, 사병순, 세 선교사를 1913년에 파송하였는데 그것을 한국교회 불교권 선교의 출발점이라 하기에는 애매합니다. 한국교회는 6·25전쟁 이후 1956년 6월 4일 최찬영 선교사 부부를 태국에 파송함으로 본격적인 불교권 선교를 시작하였고 2026년에 한국교회 불교권 선교 70주년이 됩니다. 지난 70년 동안 불교권 선교지의 사역을 결산하고 앞으로 불교권 선교를 위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어서 책의 출판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일을 위해 불교권 선교지에서 사역의 열매와 학문적 요소를 다 갖춘 12인의 탁월한 사역자들이 선정되었는데, 박영기(일본), 하민기(대만), 김익만(태국), 손한락(M국), 장완익(캄보디아), 김영진(L국), 임도마(V국), 김종구(C국), 차두루(티베트), 김봉춘(몽골), 최재영(스리랑카) 선교사 등 입니다.
8. 소위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나서 선교사로 헌신한 분들이 은퇴하는 시점입니다. 이분들이 은퇴한 이후 오늘날 선교지는 신임 선교사가 교회개척을 위해 갈 수 있는 필드는 거의 사라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이 선교사를 파송했다가 상당한 숫자가 비자발적으로 추방당한 C국의 경우 더 이상 선교사가 들어갈 수도 없고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C국 선교사들은 C국 출신의 사람들이 많이 있는 중앙아시아 등으로 흩어져 C국 출신의 젊은이들을 선교사로 훈련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선교의 패러다임이 변했을 뿐만 아니라 선교사의 역할이 획기적으로 변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신임 선교사는 열정 하나만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라도 가서 언어를 배우고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태국의 경우 어느 교단이 선교사 비자를 주어서 사역을 하게 하는데, 공공연하게 교회개척은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시간이 지나도 선교사가 역할을 잘하지 못하면 선교사 비자를 회수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선교를 말할 때 선교사로 헌신하는 인적 자원이 고갈되는 것이 문제인데 거기에 더하여 선교지가 요구하거나 필요로 하는 인적 자원은 그 선교지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맞춤식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선교 헌신자들은 무작정 선교에 헌신하기보다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선교지에 꼭 필요한 자격 요건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여 세계선교를 완성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이제는 팀사역을 목표로 하고 선교사 개인이 전문적인 분야를 갖추어 효과적으로 선교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교회가 선교지에 특공대를 파견하는 심정으로 소수의 인원을 파견하더라도 해당 선교지에 꼭 필요한 전문적 영역이 준비된 선교사, 훈련이 충분히 된 질적 자격을 갖춘 선교사를 파송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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