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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이야기/선교 강의

하숙하는 선교사_지피 글파 원고

by 임도마 2022. 10. 17.

하숙하는 선교사_지피 글파 원고

선교행정연구소/선교 자료   2016-06-27 01:32:43


하숙하는 선교사

선교사로 보냄을 받은 지 10년이 되어간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채 10년이 되기도 전에 우리는 선교지 삶의 주거 체질을 바꾸었다. 현장에서 자녀로 인해 상당히 많은 고충을 안고 살아가는 다른 가정에 비해 아이가 없는 탓(?)에 삶의 필수 요소인 의, , 주 부분에서 우리 환경은 언제나 완전무장 대기 상태다.

1차 사역 후 한국본부로 갈 때 대부분의 살림살이를 나누어주고 다시 2차 사역을 위해 현지로 들어와 주택을 임대하고 살림을 다시 마련하면서 만만치 않은 재정착 경비가 들어가는 것을 경험했다. 10개월이라는 장시간 동안 사역지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정착을 하면서 무자식 상팔자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현지 주택을 임대하여 생활하는 보통 주거방식에서 하숙이라는 범상한(?) 방식을 선택했다.

아내와 나는 주택 임대와 하숙의 장단점을 비교해 주거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주택을 임대할 경우 모든 가구가 구비되어야 하고, 현지인 도우미가 필요하고, 각종 제세공과금 납부, 집을 지켜야 하는 등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정신적, 재정적 필요가 요구된다. 반면 하숙은 밥, 세탁, 청소는 물론 생활에 필요한 가구가 모두 다 있어서 관리에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으며, 아내가 편해지는 것은 물론 사역에 집중할 시간적 여유도 더 많아진다. 재정 부분에서도 상당한 액수가 절약된다.

하숙의 단점이 있다면 손님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뿐이다. 그런 사정을 다 알기에 손님들도 불만이 없다. 이전에는 집에서 하는 사역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 또 집이 아니라도 만나기 좋은 장소도 많아졌다.

많은 동역자들이 처음에는 선교사가 하숙을 한다고 빈정대더니 요즘은 우리도 아이들이 현지에 없으니 부부가 어디 하숙한번 해볼까라고 은근히 우리 삶의 방식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단기로 오는 독신 사역자들에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주택 임대에 따르는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새 발견을 한 것이다. 이제는 단기선교사에게 하숙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우리도 단기선교사가 오면 하숙을 시키려고 한다.

어떤 일을 수행한 기간과 열정을 생각해보면 처음 1차 사역을 할 때는 경험이 없어 노하우는 부족하지만 열정만큼은 충만하기에 그럭저럭 감당할 수 있다. 2차 때는 경험도 열정도 모두가 충만한 상태로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간이다. 3차는 경험은 충만한데 열정이 예전 같지 않다. 이렇게 사역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열정은 사라지고 노하우로만 먹고 살게 된다. 구습과 경험에 매이지 않고 새 방식에 과감히 도전하는 변화가 필요함을 생각하게 된다.

사역의 노하우가 생기는 반면 열정이 식어가는 이 시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던 한국어 강의 교재를 몇 날 밤을 새워 새롭게 바꾸면서 변화를 통한 새 마음이 일어난다. 신학교 강의안을 정리하며 더 성숙한 언어 구사에 대한 욕심도 다시 생겼다. 우리는 인생 나그네가 아닌가! 삶의 방식을 새롭게 하는 하숙!이를 통해 깨닫는 것은 전통적인 방식만 답습하는 우리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면 주님이 이미 부여해 주신 새 방식들이 우리 주위에 수없이 산재해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하숙하는 선교사 우리는 행복하다!!